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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4. 09:07

눈은 따갑고 코는 간지럽고, 봄은 잔인한 계절?

[건강 365] 눈은 따갑고 코는 간지럽고, 봄은 잔인한 계절?

봄만 되면 고통을 겪는 사람이 많다. 바로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 황사에다 꽃가루까지 겹쳐 알레르기가 심해지면 곳곳이 간지럽고 따갑고 아픈 데다 눈물, 콧물까지 줄줄 흘리게 되니, 이들에게 봄은 차라리 잔인한 계절일 뿐이다.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을 찾아서

알레르기 비염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온대지방의 선진국에서 전체 인구의 약 20%에 해당할 만큼 흔한 질환이다. 집 먼지 및 진드기, 곰팡이, 동물의 털 등에 의해서 일어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과 요즘과 같이 봄철 바람에 날리는 꽃가루로 인한 계절적인 비염이 있다.

단, 잘못 알려진 사실 중의 하나는 꽃이 피는 충매화가 비염의 원인이 아니라 바람에 날리는 풍매화가 비염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화분이 작고 가벼워서 날아가기 쉬운 풍매화는 바람을 타고 먼 거리까지 이동하기 때문에 나들이 가는 곳 주변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나무가 없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참나무에 속하는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등은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 식물이다. 전국 각지의 산에 관상수로 흔히 심어진 자작나무나 경기 이남의 냇가 주변에서 흔히 자라는 느릅나무, 그리고 추위에 약해 남부지방이나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일본 원산인 삼나무도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킨다.

 

특징적인 3대 증상

알레르기 비염은 코가 가렵고 연속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과 코막힘 등 특징적인 3대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아침 시간대에 재채기와 콧물을, 밤에는 코막힘을 주로 호소하게 된다. 나들이를 다녀온 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단순 감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눈이나 목 등이 가렵고, 눈이 충혈되며, 두통이나 안면부에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가지고 있다면 평상시에는 증상이 없으나 특이한 항원에 노출되는 경우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비염은 좀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코에 염증이 생긴 것인데 치료를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코막힘이 심해지고 축농증을 동반한다. 또 코를 막히게 하는 알레르기 특유의 물혹이 코 안에 생겨 답답함을 느낄 뿐 아니라 입으로 호흡을 해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일단 알레르기 비염이 생기면 코 점막이 아주 예민해져 담배연기, 향수냄새, 갑작스런 온도 변화 등 항원이 아닌 일반적인 물질에도 콧물, 재채기 등의 과민반응을 보인다.


감기와 비염과 축농증, 그 오묘한 관계

알레르기성 비염 증세와 가장 헷갈리는 것이 감기와 축농증이다. 이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감기와 축농증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인데, 사실 알고 보면 이 세 가지 질병은 이웃사촌과도 같다. 우선 감기가 심한 사람이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기 쉽기 때문에 감기와 알레르기성 비염은 뗄 수 없는 관계다. 또 축농증은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 심해지면 발전하게 되는 질병의 하나로 연관이 있다. 그러나 축농증과 알레르기성 비염은 엄연히 다른 질병이며 증상도 다르기 때문에 축농증 증상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현명하다.

 

 [Tip. 알레르기 간단 테스트]

1. 눈을 자주 깜박거리거나 비비는 경향이 있다.
2. 신경질적이다. 3. 집중력이 필요한 놀이를 잘 못한다.
4. 눈 밑이 검은 편이다.
5. 아랫배가 항상 차다.
6. 육안으로 보기에도 허약해 보인다.
7. 감기를 달고 산다.
8. 집 밖에서 노는 것을 싫어한다.
9.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기침을 자주 한다.
10. 항상 코가 막혀 있다.
11.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는 편이다.
12. 얼굴이 건조하고 버짐도 핀다.
13. 잘 때 식은땀을 흘린다.
14. 벌레에 물리면 오래 간다.
15. 코를 자주 후빈다.

10개 이상: 알레르기 체질. 알레르기성 비염은 물론 아토피 등에 걸리기 쉬운 체질이다.
4개 이상: 알레르기 체질일 가능성이 크다.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을 받아 보자.
3개 이하: 알레르기 체질일 가능성이 적다. 면역력을 키우는 생활습관을 기른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우선 알레르기 비염은 치료보다도 먼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유전적인 소인이 있기 때문에 가족 중에 비슷한 증상이 있는 사람이 있는지, 증상을 자세히 관찰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약 50여 가지의 항원으로 피부반응 검사를 하면 원인을 알 수 있다.

치료는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이 확인된 경우 그 원인인 알레르겐을 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회피요법이다. 가령 집에서 기르는 동물의 털이 원인이라면 동물을 기르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꽃가루가 원인이라면 외출시 꽃가루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 같은 약물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 주사를 아주 적은 양부터 시작해서 양을 서서히 늘려 가며 맞는 방법도 있다. 면역반응을 변화시키는 방법이지만 2년 이상 지속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하고 원인에 따라서는 효과가 낮다. 따라서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부작용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봄철 알레르기 비염 예방법

1. 선글라스나 보안경을 쓰자
바람에 날리는 꽃가루, 황사 속 오염물질과 먼지, 건조한 공기가 눈을 자극하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일으킨다. 따라서 콘택트렌즈를 끼는 사람도 바람 부는 날엔 안경을 쓰는 게 좋다. 렌즈에 먼지 등이 잘 달라붙기 때문이다. 눈이 가렵거나 이물질이 들어가더라도 절대 손으로 눈을 비벼서는 안 된다. 약국에서 식염수가 아닌 인공 눈물을 구입, 점안하는 게 좋다.

2. 황사 예보가 뜨면 마스크를 쓴다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나 천식 환자가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헝겊 마스크로는 미세한 꽃가루를 걸러 내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의료기구상에서 파는 특수 필터가 부착된 마스크가 좋다. 천식 환자가 외출할 때는 기관지 확장제 등 비상약도 잊지 말고 챙겨야 한다. 참고로 대한소아 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는 홈페이지(www.pollen.or.kr)에서 ‘꽃가루 예보제'를 시행하고 있다.

3. 외출하고 돌아오면 깨끗이 씻는다
우선 집에 들어가기 전에 옷에 붙은 먼지, 꽃가루 등을 잘 털어 없앤다. 집에 와서는 미지근한 물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얼굴, 팔, 겨드랑이 등 노출부위를 꼼꼼하게 씻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면 비강 세척기를 이용, 생리식염수로 코 안을 세척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눈이 충혈되거나 부어 오르면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빡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효과가 있다. 그러나 소금물로 씻는 것은 절대 금물. 소금 성분이 오히려 눈과 코를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킨다. 씻는 것뿐만 아니라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4.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제거한다
유독 건조하고 꽃가루가 많은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창문을 닫아 꽃가루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5. 적극적인 예방법
꽃가루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를 잘 기억해 두었다가 꽃가루 시즌이 되기 2주전부터 항알레르기약을 예방적으로 복용하면 보다 편하게 꽃가루 시즌을 넘길 수 있다. 또한 나들이를 떠나기 전에는 항히스타민제 등 응급약품을 챙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 신승엽 경희대의료원 이비인후과 교수,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 원장, 김남선 영동한의원 코알레르기 클리닉 원장


- 김우정 /
건강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