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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8. 12. 09:43

상대를 내 편으로 끌어들이는, 지는 듯 이기는 ‘공감 대화법’

상대를 내 편으로 끌어들이는, 지는 듯 이기는 ‘공감 대화법’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은 언제나 쌍방통행만은 아니다. 때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방통행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길을 찾을 수 없는 미로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법. 나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될 때는 정확히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을 기분 나쁘지 않게 내 의견에 동의하게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 지는 듯 이기는 ‘공감 대화' 속으로 출발!


먼저 상대방의 판단을 존중하자

사람마다 생각이 다 같을 수는 없다. 내 입장에선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일이 상대방에겐 평범하거나 무가치한 일로 생각될 수도 있다. 서로 입장 차이가 클수록 논쟁의 여지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땐 문제를 풀어 나가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칫하면 일방적으로 상대를 무시하거나 자기만 옳다는 식의 ‘안하무인(眼下無人)'격 태도로 비춰져 갈등의 골이 깊어질 위험이 있다.

판단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차후 문제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느냐는 것이다. 반론을 제기할 때는 간접화법을 이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가령 ‘그건 틀렸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이 방법은 어때?'라고 자기 생각을 말하면서도 ‘마이크'는 상대방에게 넘겨주는 것이 바로 반론의 간접화법이다. 자신과는 전적으로 다른 의견일지라도 상대방은 나름대로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이란 점을 잊지 말자.

 


 ‘듣는 귀'부터 열어 두고 의견을 말하자

논쟁이 벌어졌을 때 흔히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말하는 입'만 있고 ‘듣는 귀'는 닫혀 버린 사람을 상대하는 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다. 이럴 때는 침착하게 들어주는 역할에만 집중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

대화의 목적은 서로 소통하는 것이다. 더 이상 ‘말할거리'가 없어질 때까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상대방도 이쪽의 의견이 궁금해 지는 순간이 온다. 이 순간 화술의 포인트는 상대방의 자존심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다.  

“저도 그 부분을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닌데….”

부드럽게 말문을 연 다음 가급적 상대방을 설득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고 반론을 제기한다면 아무리 꽉 막힌 사람이라도 귀를 기울이기 마련이다.

말을 잘하고 못하는 것은 수학공식처럼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똑 부러지는 논리나 명분보다 목소리를 낮추고 듣는 귀를 열어 놓는 여유로운 태도가 상대방을 내 편으로 끌어당기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지는 듯 이기는 대화의 핵심은 스스로 여유를 갖는 것

논쟁을 하다보면 본래의 의도가 전도되는 경우가 있다. 애초에 문제가 됐던 이야기와는 상관없이 피차 말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다는 자존심과 오기가 발동하여 논쟁의 방향이 반대를 위한 반대로 흘러가는 경우다. 논쟁이 감정 싸움으로 비화되면 인간관계까지 훼손되기 쉽다. 대화가 정도를 넘어섰다고 판단되면 일단 한 템포 쉬어 가는 게 좋다.

험악해진 분위기를 역전시키기 위해 이야기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 보자. 논쟁이 시작되면서 일부는 상대방이 옳았고 일부는 자신이 틀렸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제 인정할 건 인정하고 서로 다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할 차례다.

“그 이야기는 나도 백 퍼센트 동감이야. 사실 나도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을 못했거든….”

이쪽에서 먼저 한발 양보함으로써 대화의 주도권을 자연스럽게 틀어쥐게 된다. 이때부터는 자신의 논리로써 상대방을 굴복시키려 애쓰기보다는 제삼자의 경우를 예로 들거나 권위 있는 기관에서 내놓은 조사결과나 통계수치를 이용하는 게 좀 더 설득력이 있다.

이것은 상대방의 자존심을 해치지 않으면서 자신이 뜻한 대로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는 방법이다. 이때 상대방은 자신이 설득 당한다기 보다는 객관적인 근거에 동조하는 것 일뿐이란 위안을 얻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실패담을 소통의 도구로 활용하자

논쟁에 감정이 섞이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방이 무시했다는 느낌을 갖기 때문이다. 이성으로는 동조하면서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순간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기가 싫은 것이다. 결국 아닌 줄 알면서도 우기는 사람의 심정도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시행착오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비록 논쟁의 형식을 띠긴 했지만 대화의 주된 목적은 소통과 화합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기억하자.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실패담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왜 내가 옳고 상대방이 틀렸는지를 증명해 보이는 일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논쟁이 끝난 뒤에도 서로 한편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상대방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고 싶다면 힘을 실어 주는 사람이 되자

‘평판은 최고의 소개장'이라는 유태 격언이 있다. 어떤 사람에 대한 평판이란 직접 겪어 본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평판 좋은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칭찬에 인색하지 않고 모든 면에서 너그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랫사람이 실수를 했더라도 앞에서 비난하기보다는 조용히 따로 불러서 분발을 촉구하는 상사라면 부하직원 입장에선 아무리 호되게 꾸중을 듣더라도 존경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평판 좋은 사람의 또 한 가지 특징은 말 한 마디라도 기분 좋게 한다는 점이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사람이 모든 일을 다 유능하게 처리해 낼 순 없다. 때에 따라서는 자신도 모르게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자네도 별 수 없군. 일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하더니 겨우 이 정도였어?”

“사람인 이상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어. 그런데 그 당사자가 자네라니 솔직히 좀 놀랍군. 다음 번엔 실망시키지 않을 거지?”

똑같은 말이라도 한 두 마디 더 섞음으로써 꾸중 듣는 당사자의 마음가짐은 천양지차(天壤之差) 로 달라질 것이다. 당신이라면 둘 중 어떤 상사에게 충성하고 싶겠는가?


- 신영란 / <행복한 대화법> <100% 공감 대화법>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