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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01 경청의 기술
2008. 8. 1. 08:32

경청의 기술

경청의 기술 

말 잘하는 것과 잘 듣는 것 중 더 어려운 것은? 놀랍게도 잘 듣는 일이 말을 잘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대화를 주도하는 것은 말하는 사람인가, 듣는 사람인가? 역시 놀랍게도 이 질문에 대한 답 또한 듣는 사람이 대화를 주도한다는 것이다. 말하기보다 더 어렵고, 더 중요한 듣기! 최고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평가되는 경청의 기술을 알아 보자. 

  
잘 듣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경청은 말 잘하기보다 더 어려운 최고의 커뮤니케이션이다.


1) 모든 '고정관념'을 버려라

경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자신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상대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이 남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준다고 착각하지만, 대개의 경우 상대의 이야기를 '제대로' '끝까지' 듣기도 전에 자신의 기준으로 상대의 이야기를 판단해 버리는 잘못을 범한다. 듣는 사람이 판단을 시작하게 되면 이미 더 이상의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해진다. 말하던 사람은 입을 다물게 되고, 듣는 사람은 끝내 말하는 사람의 속내를 알지 못한 채 착오에 의한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바로 자신의 상식과 모럴의 틀 안에 틀어박혀 버린 결과다.

잘 들으려면 먼저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상대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상대의 기분을 헤아려 배려해야 한다. 경청해야 하는 순간 먼저 '나는~' '내 생각은~' '내 경험으로는~' 등과 같은 주어를 마음 속에서 없애 버려라. 그리고 오로지 상대의 이야기를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들을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상대에게 전적으로 집중하라. 그것이 '진심'으로 듣는 자세이며, 경청의 기본 자세다.


2) 5W2H를 버려라

경청에는 '수용'과 '공감'이라는 덕목이 필요하다. '수용'은 상대가 무슨 말을 하든 거부하거나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설사 그 내용이 당신에 대한 비난이라 해도 곧바로 반론을 펴지 않고 일단 끝까지 듣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공감'이란 말하는 이가 이야기나 표정을 통해 보여 주는 희로애락을 자기 일처럼 느끼고 이해하는 자세다. 물론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는 없겠지만, 자신이 같은 입장에 놓였다면 어떤 심정일지를 여러 모로 헤아려 가능한 한 비슷한 기분을 가져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공감'이다.

'수용'하고 '공감'하기 위해서는 말하기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5W2H, 즉 '언제' '어디서' '누가' '왜'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의 논리적 원칙을 잠시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5W2H를 사용한 듣기는 마치 업무에 관한 정보 수집을 하는 태도를 갖게 한다. 이런 태도는 상대의 말하고자 하는 의욕을 꺾고 털어놓고 싶었던 이야기의 본질에서 점점 멀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일단 말하는 이의 기분과 감정에 초점을 맞춰 중간에 차단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끝까지 듣는다.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아도 상대의 이야기의 전모가 스스로 드러나기 전까지는 이의를 제기하지 말고 듣는다. 그것이 경청의 기술이다.


3) 상대의 언어로 요약하라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엔 자신이 상대의 말을 성실히 듣고 제대로 이해했다는 확인을 해주어야 한다. 이것은 상대의 이야기가 완전히 끝난 후에 할 수도 있고, 이야기 도중 침묵의 시간이 찾아 왔을 때 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자신의 언어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해서는 안 된다. 다만 상대의 언어로 상대방이 말하려는 메시지를 반영해 주거나 확인해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를 상담심리학에서는 '반영적 경청'이라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마음의 모습을 보게 되는 순간, 깨달음을 얻고 감정의 홍수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다. 결국 상대가 자신의 메시지를 돌이켜 볼 수 있게 해줌으로써 상대가 감정의 혼돈에서 벗어나 올바른 판단을 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4) 배우기 위해서만 질문하라

말 그대로 배우기 위해서만 질문해야 한다. 질문을 가장해서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교묘히 자신의 주장을 담은 질문은 상대에게 혼란을 줄 뿐 아니라 예기치 못했던 분노를 불러오게 된다. 예를 들어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문제점에 대해 상담하는 팀원과의 대화 중 "그럼 그 문제는 그냥 그렇게 접어 둘거니?"라고 질문을 한다면, 그 질문은 상대에게는 "그렇게 미숙하게 처리해서는 안되지! 어떻게 해서든 빨리 해결해야 하잖아"라는 식의 책임 추궁으로 들리기 쉽다. 이럴 경우 상대는 그 즉시 방어 자세로 들어가게 된다.


5) 마음만이 아니라 표정으로, 그리고 몸으로 경청하라

경청은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다. 또 마음만으로 듣는 것도 아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도중 끊임없이 표정과 몸짓과 태도 등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잘 듣고 있으며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 주어야 하는 고도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문제를 가진 사람이 중단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진심을 토로하게 만들려면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상대에게 집중하고 있으며 상대의 이야기를 아주 관심 있게 듣고 있다는 신호를 발산하라. 이 경우, 가끔씩 고개를 끄덕이거나 공감한다는 표정으로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는 일, 상대의 손을 잡아 무언의 격려 메시지를 전해 주는 일 등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상대의 이야기 도중 딴 곳을 힐끔힐끔 바라보거나, 서류를 뒤적이는 일, 등이나 고개를 뒤로 젖혀 상대에게 거부감을 표현하는 등의 행동은 이제 이야기를 그만 하자는 신호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필자

정은 /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