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심사

다시 찾아가고 싶은 아름다운 숲

마이 페르소나 2008. 7. 30. 08:25
다시 찾아가고 싶은 아름다운 숲

나는 숲에 자주 간다. 전공인 산림학을 가르치기 위해, 연구를 위해 숲을 찾는다. 그러나 특정한 목적 없이 그저 숲을 찾기도 한다. 내가 숲을 찾는 이유는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다. 숲에 가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은 종종 행복감으로 이어진다. 숲에 가면 행복해지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이다. 숲은 아름답고, 건강하고, 지혜롭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지리산의 숲과, 편안하게 거닐 수 있는 숲을 소개한다.

 

숲은 아름답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에 찾아도 숲은 아름답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각 계절이 풍기는 아름다움은 각각 다르다. 신록과 각양각색의 꽃들로 장식된 봄 숲은 화려한 아름다움이 있다. 짙은 녹음의 여름 숲은 왕성한 생명력과 함께 활기찬 아름다움을 뽐낸다. 단풍이 붉게 물든 가을 숲은 낙엽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우리의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은은한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앙상한 가지와 눈 덮인 소나무의 겨울 숲은 고독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이 때문에 숲은 아름다움의 대명사이다. 숲 자체도 아름답지만 숲을 이루고 있는 개개의 구성원들 즉, 나무, 풀, 야생화, 곤충, 새, 바위, 개울 등도 모두 아름답다. 이들 구성원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이들의 각 부위도 유심히 살펴보면 모두 아름다운 선과 색을 지니고 있다. 나무를 예를 들면 줄기, 잎, 껍질, 꽃 등이 모두 각각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각자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이들이 모여 만든 숲은 거대한 아름다움 덩어리일 수밖에 없다.


숲은 건강하다
 

나무들은 자신이 사는 공간을 더럽히지 않는다. 숲은 사람들이 사는 집처럼 매일 쓸고 닦지 않아도 항상 청결함을 유지한다. 자신이 사는 공간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청결하지 못한 숲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숲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결한 숲에서 사는 모든 생명체들은 모두 건강하며 오래 산다. 나무들은 백년 이상 또는 천년 가까이 사는 것이 보통이다. 이 때문에 나무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장수하는 생명체들이다. 숲은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연극 무대이다. 이 연극 무대에서는 갓 태어난 어린나무, 왕성하게 자라고 있는 청장년기의 나무, 죽어 가는 노목, 죽은 고사목들로부터 생명체의 탄생ㆍ성장ㆍ노화ㆍ사멸 과정이 잘 보인다.
건강함이란 인위적 노력을 통해 젊음을 유지하는 데 있지 않다. 생명주기가 자연스럽게 진행될 때 진정한 건강함이 생긴다. 노화와 사멸도 건강한 생명의 일부이다. 인간사회가 노화와 사멸을 부정하거나 역행하는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오히려 건강함을 잃는 반면, 숲은 생명주기의 각 단계를 거리낌 없이 펼쳐 보이기 때문에 건강미가 넘치는 공간이 된다.


숲은 지혜롭다

약 4억 년 전 지구상에 출현한 식물은 50만 년 전 등장한 인간보다 대선배다. 많은 나무와 곤충들도 인간보다 훨씬 먼저 지구상에 출현해서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기후변화, 빙하기, 지진, 화산폭발, 해일 등 지구상에서 일어난 엄청나고 수많은 변화를 모두 경험하고 살아남은 생명체들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는 이들이 경험한 변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해서 그렇지 아마도 이들은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각종 환경문제에 대한 답안을 모두 알고 있을지 모른다. 오늘날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나무를 심는 일에 관심을 쏟는 데서도 그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마냥 머물고 싶어지는, 지리산의 숲

이번 여름, 이렇게 아름답고 건강하고 지혜로운 숲을 찾아 떠나 보자. 모든 숲은 나름대로의 아름다움, 건강미, 지혜로움을 지니고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숲은 지리산의 숲이다. 그중에서도 방문객들이 많지 않은 피아골에서 삼도봉, 반야봉에 이르는 등산로 주변의 숲들이다.

피아골 _ 아름답고 건강한 나무들의 천국

도시에서 찾아온 방문객을 향기롭고 맑은 공기로 맞이하는 직전마을부터 시작되는 등산로는 선유교, 삼홍소, 구계폭포를 거쳐 피아골 산장까지 깊고 긴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이 구간에서는 계곡 주변에 자라는 졸참나무, 나도밤나무, 고로쇠나무, 물푸레나무, 개서어나무, 노각나무, 함박꽃나무 등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진정 나무들의 세계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많고 다양한 나무들이 자란다. 이들은 도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나무들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건강한 모습을 하고 있다. 계곡을 벗어나 임걸령으로 올라가는 조금 가파른 등산로를 걷다 보면 계곡 물소리가 들리지 않으면서 총명해진 청각 때문에 바람에 부딪히는 미세한 나뭇잎 소리까지 매우 잘 들린다.

 

 삼홍소 인근의 계곡(왼쪽)과 피아골 상류의 계곡(오른쪽).

삼도봉 _ 우리나라 숲의 전형적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곳

임걸령에서 능선 길을 따라 1시간 남짓 걸으면 노루목 삼거리에 이른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화개재를 거쳐 뱀사골 산장으로 갈 수 있으며 왼쪽 길은 반야봉으로 올라간다. 이곳에서 반야봉으로 오르기 전 피아골 계곡으로 나 있는 큰 바위에 앉아 바위 밑으로 펼쳐진 수해(樹海)를 감상할 수 있다. 전라남ㆍ북도와 경상남도 3개 도의 경계가 한데 마주치는 곳이라 삼도봉이라고 한다.
그동안 어두운 숲 속 길을 걷다가 이곳에 이르면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이고 앉아서 쉴 수 있는 너른 바위가 나타난다. 땀을 식히면서 계곡의 멋진 모습을 감상하기에 매우 알맞은 곳이다. 넓은 계곡에 펼쳐진 아름다운 숲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숲 속에서 숲을 느끼는 멋과는 다른 웅장한 멋을 즐길 수 있다.
키 큰 신갈나무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은데 이곳 바위턱에 앉으면 신갈나무의 수관을 볼 수 있다. 삼도봉 바로 밑에 있는 신갈나무의 모습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햇빛을 받기 위해 마치 해변에서 일광욕하는 사람 마냥 하늘을 향해 자기 자신을 한껏 내던진 모습이다.
이 바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숲이 전형적인 우리나라 숲의 모습이다. 이곳에 앉아 계곡 쪽을 바라보노라면 우리 주위에선 사라져 버린 조선시대 이전의 숲을 보는 것 같다. 서울에서 불과 10시간 정도 거리에 조선시대 이전의 숲의 모습이 남아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런 아름다운 숲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다.

 

 삼도봉에서 내려다본 계곡. 지리산의 웅장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반야봉 _ 우주의 한가운데 서 있는 나를 느낄 수 있는 곳

노루목에서 한 시간 반 정도면 반야봉에 이른다. 반야봉 정상은 지리산의 깊은 멋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반야봉의 멋을 대변하는 것 중 하나는 이 높은 곳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뚝 솟아 강인함을 보여 주는 구상나무들이다. 구상나무는 전나무속의 나무로 지리산ㆍ덕유산ㆍ한라산 등 해발 500미터 이상에서만 자라는 우리나라 고유의 나무이다. 수분이나 양분이 부족해 다른 나무들이 잘 자라지 못하는 고산지대에서도 자라는 꿋꿋한 모습을 보여 준다. 또 힘차게 뻗은 가지는 많은 잔가지들을 사방으로 무성하게 뻗어 독특한 멋을 풍기며, 짧고 굵은 가지에는 강인함이 배어 있다. 여름철 생장기엔 가지 끝에 피어나는 신록이, 마치 연초록의 망울이 가지 끝에 달린 듯 아름답다.
반야봉의 아름다움을 결정짓는 것에는 구상나무 외에도 몇 가지 더 있다. 반야봉 정상에 앉아 보면 지리산의 깊은 품안에 안긴 듯 포근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사방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첩첩산중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여기서 동쪽을 향해 보면 일고여덟 겹의 산 너머 솟아오른 높은 봉우리 하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지리산에서 두 번째 세 번째로 높은 중봉과 제석봉을 양옆에 끼고 있는 천왕봉(1,915미터)이다. 천왕봉에서 몸을 정반대로 돌려 보면 남서쪽으로 노고단(1,507미터)이 보인다. 성삼재까지 산허리를 뚫은 도로가 보이는 것이 옥에 티다. 그것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대자연의 품안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나를 느낄 수 있다.
반야봉에서 천왕봉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시계가 트인 날을 만나기는 흔치 않다. 혹시 그런 날을 만나면 커다란 축복이다. 날씨가 맑은 날 이곳에 서면 새로운 대화 상대자들을 만나게 된다.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그동안 만나고 대화했던 나무ㆍ숲ㆍ들꽃ㆍ개울물 등은 모두 사라져 없어지고 이제 남은 것이라곤 오로지 하늘, 태양, 그리고 저 멀리 아득히 보이는 봉우리들뿐이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산봉우리들을 통해 하늘이 매우 가깝게 느껴진다.
멀리 구름 위로 솟아 하늘과 맞닿아 있는 천왕봉은 하늘과 산이 서로 교감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덧 나 자신도 하늘 가운데 들어가 있는 기분이 든다. 이곳에서 일출이나 낙조를 보는 것은 우주 속에서 자기 자신을 느껴 보는 일생일대의 경험이 된다. 하늘이 이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이곳에 마냥 머물고 싶어진다.

 

 반야봉으로 올라가는 길.

가볼 만한 아름다운 숲 

지리산의 숲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1박 2일 또는 2박 3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차량으로 접근하기 쉽고 짧은 시간 내 편안하게 거닐 수 있는 숲 몇 곳을 소개한다. 아름다움과 건강함과 지혜로움으로 뭉쳐진 숲을 찾는 일은 우리 스스로를 아름답게, 건강하게, 지혜롭게 만드는 노력의 첫걸음이다.

1. 아름다운 숲

울진 소광리 소나무 숲 금강산까지 가지 않더라도 줄기가 곧게 뻗는 금강소나무들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30미터 이상의, 나이 150~200년 된 키 큰 소나무들이 집단적으로 자라는 웅장한 숲이다. 적극적으로 경영되고 있는 국유림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산림경영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현장을 함께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왕실의 건축재 등을 생산하던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숲이기도 하다. 겨울을 제외한 나머지 계절에 방문하면 숲해설가가 소광리 숲의 역사와 문화를 친절하게 안내해 주기도 한다.
울진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통고산 자연휴양림 못 미쳐 우회전해서 북쪽으로 소광천 상류 쪽으로 가다 보면 소광리로 들어갈 수 있다.

 

 소광리 입구 전시실에 전시된 황장목(왼쪽 위)을 봐도 소광리 소나무 숲의 위용을 짐작할 수 있다.
오른쪽 사진은 시원스럽게 뻗은 금강소나무.

안면도 승언리의 솔숲 흔히 우리나라 숲들은 산에 있는 반면, 안면도 자연휴양림과 그 주변에 위치해 있는 숲은 해안선을 따라 펼쳐져 있어 바다와 어우러진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즉 바다와 숲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곳도 울진 소광리 숲과 마찬가지로 나라에서 필요한 건축재나 조선재를 조달하기 위해 특별히 관리했던 숲이다. 지금은 휴양림도 조성되어 있고, 포장되고 잘 정비된 산책로와 전망대도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홍성 나들목을 거쳐 서산 AB지구 방조제를 지나, 77번 남쪽 지방도를 타고 안면읍을 지나 약 5킬로미터 더 가면 길가에 휴양림이 나타난다.

 

 안면도 자연휴양림의 소나무 숲. 바다와 함께 숲을 즐길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콘크리트 숲 속의 진짜 숲, 창덕궁 후원 서울 시내 도심에서도 숲길을 걸을 수 있다. 흔히 비원으로 불리는 창덕궁의 후원이다. 몰론 안내원의 안내를 받는 제한된 숲 탐방을 해야 하지만 콘크리트 숲으로 덮인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깊은 산에 들어온 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 숲의 특징은 인공적으로 조성한 정원이지만 조경용 관상수를 심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나무들을 심었다는 것. 인공 정원처럼 일렬로 나무를 심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심어 마치 숲이 잘 우거진 산에 온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느티나무, 밤나무, 회화나무, 은행나무 등 대부분 활엽수들이 심어져 있어 여름에는 짙은 그늘을 만들어 준다.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또는 3호선 안국역에서 내려 10분만 걸으면 도심 속의 오아시스로 들어갈 수 있다.

2. 건강의 숲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 오대산 국립공원 일주문에서 옛길을 따라 가면서 월정사까지 난 800미터의 울창한 전나무 숲길. 곧게 뻗은 거대한 전나무들이 도열해서 만든 이 길을 걸으면 웅장한 성전이나 신전에 들어온 듯 엄숙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넓은잎나무들로 이루어진 숲보다 전나무처럼 바늘잎으로 이루어진 숲에서는 피톤치드라고 하는 삼림욕 물질이 많이 나와 이 길을 걷는 사람의 심신을 안정시키고 기분을 좋게 만든다.
버스로 갈 경우 진부에서 월정사행 시내버스로 갈아탄다. 자동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월정사(진부) 나들목에서 월정사 방향으로 빠져나와 6번 국도를 따라 오대산국립공원 입구 간평교에서 내려서 446번 지방도를 탄다.

대관령 자연휴양림 내 소나무 숲 서울서 강릉 쪽으로 가다가 대관령 고개를 넘으면 오른쪽에 대관령 자연휴양림이 있다. 1989년 숲 속에서 휴식과 건전한 여가활동을 목적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개장된 휴양림이기도 하다. 그만큼 휴양적 가치가 높은 숲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휴양림 주변에는 자동차 도로가 뚫리기 전 영서와 영동지방을 서로 연결시키던 대관령 옛길이 있는데, 이 길을 따라 대관령 쪽으로 올라가다 볼 수 있는, 1920년대 씨앗을 뿌려 심은 소나무들이 서 있는 울창한 숲도 흥미롭다.
대관령 휴게소를 지나 강릉 방향으로 8킬로미터 지점. 또는 서울서 자동차로 가자면 횡계를 거쳐 구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대관령을 넘어 어흘리 마을 안쪽에 위치.

 

 대관령 직파조림지.

우이동 솔밭 공원 산이나 경사지가 아닌 평지에, 그것도 서울 시내 주택가 근처에 1천여 그루의 소나무가 집단적으로 자라고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다. 여기서 자라는 소나무는 소광리나 안면도의 소나무들과는 달리 줄기가 굽고 휘고 울퉁울퉁한, 제멋대로 자라는 기기묘묘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훌륭한 쉼터와 산책길을 제공하고 있는 숲이다.
덕성여대 건너편 덕성여대 버스정류장 앞. 지하철 1ㆍ4호선 창동 또는 수유역에서 내려 10번 마을버스 타고 덕성여대 하차.

3. 지혜의 숲

남해 물건리 어부림 마치 열대지방 해안가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맹그로브 숲처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파도로부터 마을과 논을 보호해 주고 바다의 물고기들을 유인할 목적으로 조성한 방조 어부림으로,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독특한 숲이다. 또 바다의 해양생태계와 육상의 숲 생태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음을 잘 보여 주는 흥미로운 숲이다.
남해고속도로 타고 진교 IC에서 남해대교, 남해읍, 상주해수욕장을 지나서 갈 수 있다.

담양 관방제림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300~400년 전 제방을 쌓고 그 위에 나무를 인공적으로 심어 우리 선조들의 자연 재해에 대비하는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숲이다. 담양 읍내 담양천 북쪽 제방에 조성된 숲으로 현재 푸조나무, 팽나무, 느티나무 등 400여 그루가 2킬로미터에 걸쳐 남아 있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백양사 IC에서 내린다. 1번 국도를 따라 9킬로미터 가면 백양사 입구, 여기서 15번 도로를 타고 15킬로미터 가면 담양읍에 이른다.

함양 상림 9세기 말 신라 진성여왕 때 마을을 가로지르는 위천이 홍수 때마다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당시 이 마을의 태수로 부임해 있던 최치원이 둑을 쌓고 그 위에 나무를 심어 조성한 천년 된 숲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조성한 숲은 3킬로미터 정도였는데 그동안 개발과 훼손으로 현재는 1.6킬로미터 정도만 남아 있다. 평지에 조성되어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접근이 용이한 많은 휴양림들이 침엽수로 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상림은 120여 종의 넓은잎나무 2만여 그루로 이루어져 있어 계절에 따라 운치를 달리한다.
88올림픽고속도로에서 함양 IC를 빠져나오자마자 만나는 백천 사거리에서 표지판을 따라 우회전해 4킬로미터쯤 가면 함양 읍내가 나오고 군청 바로 앞에 학사루가 있으며, 상림은 여기서 7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있다.

이외에 (사)생명의 숲에서 2000년부터 매년 개최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마을숲, 거리숲, 22세기를 위해 보전해야 할 숲 부문에서 수상한 숲들을 둘러보는 것도 그동안 잘 안 알려진 아름다운 숲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자세한 내용은 생명의 숲 홈페이지(www.forest.or.kr) 참조.


- 글

탁광일 / 국민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교수